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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번의 마법
    2013 헬로루키/루키 뉴스 2013. 12. 11. 14:15

     [조선일보] 100번의 마법

     

     

     

     

    [518팀 제치고 'EBS 헬로루키' 대상 받은 로큰롤라디오]

    긴장 안 하려 1년 100번 무대… 공연 많이 하는 밴드로 알려져

    기타·작곡 담당하는 김진규… 아버지는 '멋쟁이 토마토' 작곡

    한때 스태프로 몸담았던 YB… 우리 공연에 게스트로 서네요

    중학생 때부터 록 스타를 꿈꿨던 최민규(28)는 그때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2010년 도쿄돔 공연. 2011년 미국 투어.' 아직 도쿄돔 5만 관객 앞에 서지는 못했다. 적어도 그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지난 9일 열린 EBS '스페이스 공감'의 음악 경연대회 '2013 올해의 헬로루키'에서 그가 속한 밴드 '로큰롤라디오'가 대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부터 매월 열린 경연에 총 519팀의 뮤지션이 출전했고, 그 가운데 6팀이 경합한 연말 결선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다.

    김진규(29·기타) 이민우(28·베이스) 김내현(27·보컬)과 최민규 넷으로 이뤄진 로큰롤라디오는 2011년 결성됐다. 최근 데뷔 앨범 '셧 업 앤 댄스(Shut Up & Dance)'를 낸 이 밴드가 '아시안체어샷', 'ECE', '스쿼시바인즈', '라운드헤즈', '청년들'같이 쟁쟁한 신인들을 물리쳤다. "아직도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는 이들을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우승하고 싶어서 열심히 연습하긴 했지만 다른 팀들 공연하는 걸 보니까 기가 죽더라고요. 다들 얼마나 잘하던지…."(이민우) "기가 꺾일까 봐 일부러 보지 않을 정도였어요."(김내현)

    최민규와 이민우는 초·중·고 동창이다. 서울 아현산업정보학교 실용음악 전공반에서 김진규를 만났다. 이 학교는 수많은 뮤지션을 배출한 '실용음악 명문'이다. 이들 모두 YB(윤도현밴드)에서 뮤지션을 돕는 테크니션으로 일했다. 그때 김내현을 만나 밴드를 결성했다. 리듬감 도드라진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의 성향대로, 로큰롤라디오의 음악은 춤추기 좋은 펑크록(funk rock)의 얼개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수상 소감에서 "대상 받는 팀이 (결선에 오른 팀들에게) 소고기 한번 쏘기로 약속했으니, 등심 파티 한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대회 당일 밤에 바로 이뤄졌다. 상금 1000만원에서 상당 액수가 고기 값으로 지출됐다.

    로큰롤라디오는 홍대 앞에서도 공연 많이 하기로 소문난 밴드다. 줄잡아 1년에 100회가량 공연을 해왔다. "한 달에 23회 공연한 적도 있어요. 우리를 불러주는 클럽은 거의 모두 갔죠. 하루저녁에 각각 다른 클럽에서 3회 공연하기도 했어요." 이 경력이 고스란히 헬로루키 무대에서 발휘됐다. 특히 김진규는 AC/DC의 앵거스 영처럼 쉼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며 기타를 연주했다.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의 아르페지오에 빈틈이 없었다. 그가 연주하는 기타 역시 앵거스 영의 상징인 깁슨SG다. 그는 모든 초등학생이 아는 동요 '멋쟁이 토마토'를 작곡한 김영광(2008년 작고)씨의 아들이다. 어린 김진규가 춤추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쓴 곡이라고 한다. 이 밴드의 모든 곡은 김진규가 뼈대를 세우고 나머지 멤버들이 살을 붙여 완성한다.

    "작년에 클럽 공연 딱 두 번 한 뒤 KBS '탑밴드'에 나갔어요. 너무 긴장하고 떨어서 제대로 할 수가 없더라고요. '연습한다고 긴장이 극복되는 게 아니구나. 야전 경험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공연을 많이 했습니다."

    대부분의 인디 뮤지션처럼 이들도 숱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악을 해왔다. 음식 배달, 마트 직원, 식당 서빙, 콜센터 직원을 두루 거쳤다. 올해 앨범 준비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다들 접었다. "음악을 접고 다른 일도 해봤지만 결국 내가 했을 때 가장 즐거운 일이 음악이었어요. 그래서 음악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요."(이민우)

    로큰롤라디오는 15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 이들이 한때 스태프로 몸담았던 YB가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내년에는 꿈만 꿔왔던 미국 무대에 진출한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 인디밴드들의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 초청받았다. "이제 정말로 밴드를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클럽 공연은 계속할 겁니다.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 준 무대니까요."

    2013년 11월 11일 오후 서울시 중구 조선일보에서 '로큰롤 라디오밴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윤동진 객원기자

    [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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